갑자기 심장이 두근거리고 숨이 막히는 듯하고 죽을 것만 같은 불안이 엄습하는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장애입니다.                                             

대개 1시간 이내에 가라앉지만 가벼운 증상이 오래 지속되는 수도 있습니다. 평소에도 그런 현상이 다시 생길까봐 불안하고 긴장되며, 

혼자 멀리 나가는 것이 두려워지기도 하고, 큰 병에 걸린 것 같아 여기저기 검사하러 다니고 응급실을 찾는 경우도 흔히 있습니다.


다음 증상중 4개 이상이 갑자기 나타나면 공황장애로 진단합니다. 그러나 개인마다 그 증상이 아주 다양할 수 있습니다.

100명중  2-3명에서 발생한다고 하니 매우 흔한 질환입니다. 환자들은 자신의 증상이 심장병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순환기내과를 흔히 방문합니다. 그래서 심장내과 환자의 상당수가 공황장애라고 합니다.


평소 건강하고 쾌활한 성격의 K부인은 작년에 (당시 32세) 친구들과 중국집에서 음식을 먹던중 갑자기 가슴이 쿵하고 뛰기 시작하고 

어지러운 기가 돌면서 뒷골이 뻣뻣해지는 느낌이 들고 식은 땀이 나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걱정이 되었지만 10분쯤 지나니까 

저절로 가라앉아서 안심을 하였다. 이후에도 가끔씩 그런 현상이 일어났으나 견딜만 하였다. 


몇 달전 버스를 타고 가는데 차안이 복잡해지면서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지고 심장이 뛰면서 숨을 들이쉬기가 어려워졌다. 

점점 심해져 손발이 저리고 뻣뻣해지고 어지럽고 열이 올라 무슨 큰 일이 생길 것 같아 버스에서 내린 후 곧장 남편을 불러 응급실에 

달려갔다. 응급실에 도착하니 증상은 어느정도 가라앉은 후이긴 했지만 심전도 등 여러 가지 검사를 했다. 

그러나 신체에 별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의사는 “신경성이다”라고만 했다. 


자신은 죽을 뻔 했는데 신경성이라니 도저히 이해할 수도 믿을 수도 없었다. 이후 K 부인은 또 그럴까봐 버스를 타지 못했다. 

그러나 백화점이나 지하철에서도 비슷한 증상을 경험하였으며 여러 병원을 전전하면서 온갖 검사를 다 했으나 

뚜렷한 병명을 찾지 못하였고 속 시원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 K부인은 점점 건강에도 자신감이 없어지고 매사에 자신감도 적어지고 

불안하고 우울한 기분으로 지내다 신경정신과에 방문하였다. 현재 K부인은 치료중이며 증상없이 잘 지내고 있다.


우선  정상적인 자율신경계 반응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자율신경이란 위장, 심장, 폐, 혈관 등등 우리 몸속의 모든 구조물들을

조화롭게 활동하도록 관장하는 체계입니다. 밖에서 어떤 신호가 오면 우리 몸은 스스로 반응을 척척하지요. 

예를 들어 달리기를 하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밥을 먹으면 위장운동과 함께 위액이 분비되는 등 모든 것이 다 자율신경이 알아서 

움직입니다. 만일 밤에 도둑이 들었다고 합시다. 이때 가슴이 쿵쿵 뛸 것이고 심호흡을 해야하고 숨이 차고 힘이 쭉 빠지면서 무서운 느낌이 들 것 입니다. 

이런 자율신경 반응들은 아주 정상적인 현상입니다. 다시 말해 갑자기 위험한 상황을 겪는다거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긴장을 많이 할 때 이러한 신체반응을 경험하게 됩니다. 


조금 전문적으로 설명한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뇌신경 중에는 청반 (locus ceruleus)이라는 아주 작은 부위가 있습니다. 

이것은 일종의 스위치같은 것이어서 어느 정도 이상의 자극 (위험, 스트레스 등)이 오면 반짝 불이 들어오고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호르몬이 많이 분비됩니다. 이런 신경과 호르몬의 작용으로 인해 위와 같은 여러 가지 신체반응이 일어납니다. 

전문용어로 이를 스트레스 반응이라 합니다. 만일 청반이라는 스위치가 너무 쉽게 켜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조그마한 일에도 가슴이 쿵쿵 뛸 것이고 불안을 쉽게 느낄 것입니다. 더 나아가 별 이유도 없이 혼자 스위치가 켜진다면 

갑자기 가슴이 뛰고 숨이 차게 되고 우리는 더욱 놀랄 것입니다. 왜냐하면 십중팔구 심장 발작이 왔다거나 

숨막혀 죽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청반이라는 스위치가 쉽게 켜지거나 저절로 켜지는 현상 즉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이 근본 원인입니다. 

물론 좀더 복잡한 과정이 더 있지만 여기서는 설명을 생략하겠습니다. 과거에는 단순히 성격이나 스트레스 

탓으로만 생각했고 병원에 가면 “신경쓰지마라”는 말만 들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신경을 쓰지 않아도 증상이 생깁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공황장애는 자율신경계와 이와 연관된 호르몬의 균형에 장애가 온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것을 교정하는 올바른 약물요법과 인지행동요법이 가장 중요합니다. 

마치 고혈압을 치료할 때 혈압을 약물로 조절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